정말 논쟁에 익숙한 사람은 논쟁을 즐기지 않는다. 다만 필요하니까 하는 것이고 기왕 시작했으니 집중할 뿐이다.
누군가 '나는 나와 의견이 다른 사람과의 논쟁을 즐긴다' 말한다면 십중팔구 거짓일 가능성이 높다. 이 말의 참 뜻은 사실 나는 답정너지만, 나와 다른 의견도 수용하는 멋지고 쿨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다는 뜻으로 해석하면 맞다.
그런데 논쟁을 즐긴다는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 속이려는 대상에는 자기 자신도 포함되기 때문에, 스스로 자기가 하는 말의 본래 의미를 알지 못한다. 아니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 조차 모른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때때로 사람들은 자신의 to-be를 as-is로 혼동한다. 그래서 이런 거짓말도 하는 것이다.
이 글을 남기는 이유는 이런 거짓말을 하는 자들의 언행 불일치를 꼬집으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이런 사람을 대하는 팁을 주고 싶을 뿐이다.
이런 사람의 거짓말을 곧이곧대로 믿어 실제로 격한 언쟁말 벌이지만 않는다면, 그리고 적당히 거리를 둘 수 있다면 그럭저럭 지낼만 할 것이다.
이들의 언행 불일치를 굳이 탓하거나 너무 미워할 필요는 없다. 셰익스피어 말마따나 원래 세상은 원래 헛소리로 가득하고,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인간은 누구나 자존심과 허영으로 가득한 편견 덩어리니까.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아예 대놓고 나는 논쟁 따위 개나 줘버렸으니 너는 그저 까라면 까라는 리더는 요즘 말로 꼰대 같을 지언정 스스로에게 솔직한 면모가 있는 자이다. 스스로의 결정에 확실히 책임만 진다면, 스스로 꼰대인줄 아는 꼰대가 아닌척 하는 꼰대보다는 차라리 나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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