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시민 선생의 ABC 분류 발언에 대한 갑론을박이 많다. 저 말이 맞냐 틀리냐를 떠나 무슨 의도로 하신 말씀인지는 알겠다. 유시민 선생은 전부터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종종 하셨고, 최근 발언도 이러한 취지로 하신 말씀이 맞다면 나는 동의한다.
다만 같은 말도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점에서, 과거 발언이 보다 적절해 보인다. 유시민 선생의 과거 발언을 생각나는대로 인용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정치인 중에는 공익을 보다 우선시하는 자와 사익을 보다 우선시하는 자로 나눌 수 있는데, 6:4 이상의 비율로 공익을 우선시하는 자가 바람직한 정치인이라고 볼 수 있다.'
어쩌다보니 남들은 살 면서 한 번 겪기도 어려운 대규모 국책 공사를 연거푸 두 번이나 때려맞는 지역에 살고 있고, 그래서 본의 아니게 국책 공사 피해자 입장으로 생전 관심없던 우리 지역 정치인들을 모두 만나보았는데, 그들 중 누구도 사익보다 공익을 중시하는 이는 없었다.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결국 빛나는 자리에서 면 세우기만 좋아하고 싫은 말은 조금도 듣기 싫은 관종 자존심 덩어리.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그들도 어쩔 수 없는 사람이라고. 그렇다면 이렇게 되묻고 싶다. 평범한 사람으로 살아가자면 정치인 말고 다른 적절한 직업도 많을텐데 왜 하필 정치를 해서 민폐를 끼치냐고.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닌걸로 일을 확실히 매듭짖지 못하고 흐지부지 되는 것을 가장 싫어한다. 그런데 정치인들은 흐지부지가 기본 옵션인 듯. 정치인은 일단 자기 면 서는 일이다 싶으면 무조건 나서 공수표 먼저 날린다. 그런 일들 대부분은 어영부영 흐지부지 되는데 개중에 한둘 잘 되면 그걸 또 동네방네 홍보한다.
그래 뭐라도 끝내고 알리는거야 그렇다 치겠는데, 심지어 흐지부지 끝난 상황 조차 성과랍시고 나대는걸 보면 어지간한 관종 아니면 어려운게 현대 현실 정치인가 싶기도.
유시민 선생 말마따나 바람직한 정치인은 사익보다는 사명감을 갖고 일하는 자여야 할텐데, 지금의 선거 제도나 정당 문화는 앞서 말한 야먕만 가득찬 비열한 관종들만 견딜 수 있도록 고착화된 것은 아닐까. 그래서 유시민 선생 말씀처럼 공익을 앞세우는 순수한 자들은 오히려 정치판을 쳐다보지 않는 것 같다.
노회찬 의원님이 새삼 그리워진다. 정치판에 발담군 주제에 무슨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 없는 윤동주 나셨다고 그깟 일로 그렇게 허망하게 가셨는지. 훨씬 심한 일도 얼굴색 하나 안 변하고 뻔뻔하게 거짓말로 우기고 뭉개는 자들 투성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