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관적 과학적 관점에서, 인류는 현재 기후 위기로 인한 멸종 또는 그에 준하는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그런데 넷플릭스 영화 제목 Don't Look Up 처럼 이제는 문제를 들여다 보려는 이 조차 만나기 어렵다.
내가 기후 위기로 인한 파국을 예상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근거 없는 낙관이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면 근거가 아주 없는건 아니고 과학 기술 발전에 대한 그야말로 막연한 기대가 유일한 근거.
다행성 종족이 되자는 일론 머스크의 위대한 비전이, 당초 의도와 달리 대중들이 기후 위기 문제를 회피하는 근거가 된 듯. 비전은 원래 ‘불가능할’ 것 같은 목표이고, 설사 목표를 이룬들 극소수 부자들만 수혜자가 될텐데.
어쩌다 기후 위기 말을 꺼내면, 보통들 자기 생각은 다르다며 의미없는 말들을 쏟아낸다. 그래서 틀린 부분을 바로잡아주면 자신이 몰랐던 부분을 인지하기 보다는 대부분 본인 생각이 존중받지 못한다고 느낀다.
세상 만사에 자기 입장이 있을 필요는 없다. 아직 잘 모르는 영역에서는 굳이 어떤 견해나 주장을 가질 필요가 없다. '나는 그 부분은 아직 잘 몰라' 같은 솔직 담백한 고백이 낫다. 그릇이 비어있어야 가치있는 무언가로 체워질 여지가 있다.
그런데 사람들 대부분은 존중받기만 원하지, 스스로 무지를 자각하고 배우려고 들지 않는다. 토론의 영역이 아닌 것을 토론하자고 들이대면 답이 없다. 누구 말마따나 알려줘도 알아듣지 못하면 더 이상 어쩔 도리가 없다.
그런데 바꿔 말하면, 타인을 존중한다는 것은 타인의 현재 상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비록 답답해도 굳이 바꾸려고 들지 않는 것이다. 어차피 바뀌지 않을 것이라면 존중이라도 해주는 것이 여러모로 현명한 처사.
물론 이런 상태로면 의미있는 대화는 어렵지만, 어느 작가 말마따나 원래 세상은 헛소리로 가득하며 모든 헛소리에 일일히 논평할 필요는 없다. 누군가 헛소리를 하면 '아 당신 생각은 그렇군요' 하고 넘어가면 그 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