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하는 어려움

오늘날의 엔지니어는 과거의 엔지니어보다 비교도 안되게 뛰어나고 진보된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다. 그렇다면 오늘날의 엔지니어는 과거의 엔지니어보다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더 많은 노력을 한 것인가?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다.

요즘 활동하는 엔지니어 중에 스티브 워즈니액보다 훌륭한 엔지니어라고 말 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과연 오늘날의 장인들이 장영실이나 레오나르도 다빈치보다 훌륭하다 말할 수 있을까?

하지만 어찌되었던 오늘의 엔지이어는 선배들 또는 이전 세대들에 비해서 훨씬 훌륭한 것을 만들어낸다. 왜냐하면 기술 자체가 끊임없이 발전하기 때문. 기술이라는 판 자체가 달라지고 있기 때문에 그 판 위에서 노는 사람들도 자동으로 상승 효과를 경험하게 된다. 처음부터 거인의 어깨 위에서 시작하는 샘.

그런데 문화 예술은 어떤가? 오늘날의 예술가는 이전 세대에 비해 확실히 뛰어난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과거의 예술가들이 뛰어난 탓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기술과 달리 예술은 판 자체가 달라지는 속도가 확실히 더디다.

물론 예술의 영역에서 어느 것이 더 낫다고 판단을 내리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또한 예술에는 (특히 대중 예술에 있어서는) 유행이라는 것도 존재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비교해를 보자면, 오늘의 예술가가 과거의 (전설적인) 예술가보다 더 뛰어난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과거에 비해 확실히 독창적이라고 볼 수 있는 미디어 아트나 전자 음악 같은 것들 조차 어찌보면 기술에 많이 의존한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 조차 과거의 작품들 보다 확실히 예술적으로 뛰어나거나 진보했다고는 누구도 단정지어 말하기 어렵다.

만일 당신이 음악을 단순히 취미 이상으로 진지하게 하려고 한다면 다시 한 번 신중히 생각해보길 권한다. 음악과 춤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하는 말이다. 음악 같은 경우 타고나야 하는 부분이 크고, 무엇보다 선대의 업적을 넘어서기 너무 어려운 분야이다. 후대를 위한 미개척지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말이다.

판 전체가 발전하는 분야여야 후대를 위한 미개척지가 계속 생겨나기 마련인데, 예술 판 자체가 앞으로 비약적으로 발전하기 어렵다. 그나마 미술은 시각적인 예술이라 기술과 접목했을 때 얻을 수 있는 효과가 어느 정도 큰 반면 음악은 주로 청각에 의존하기 때문에 끝없이 발전하는 기술과 접목한다 하더라도 판 자체가 발전하는 데에는 많은 제약이 따른다. (미래의 예술은 기술을 중심으로 하나로 융합될 지도 모르겠다.)

언젠가 이런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사람의 오감 중 시각이 차지하는 비율은 70% 이상이다. 그렇다면 소위 음악성이 뛰어나다는 레전드급 밴드와 지금의 아이돌 그룹이 주는 감동의 명백한 차이는 존재하는가? 만일 존재한다면 그것은 과연 무엇인가?'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소울''이라고 답했다.

소울(soul): 영혼, 감정. 정기, 생기, 기백, 열정, 정감, 감각, 정수, 핵심, 생명, 강렬한 느낌, 흑인혼, 박력, 열정 + 그 어떤 말로도 설명할 수 없는, 머리로 이해하기 보다는 가슴으로 느껴지는 말 그대로 소울..

음악을 단순한 취미 이상으로 진지하게 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하나만 묻겠다. 당신은 아래 영상의 밴드보다 소울 넘치는 음악을 할 자신이 있는가? 우리는 지금 저런 음악 조차 공짜로 즐길 수 있는 그런 시대를 살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오늘의 음악가들의 노력과 도전이 무의미하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음악계에 발을 들이고자 한다면 적어도 위에 적은 시대적 상황과 어려움을 충분히 인지하고 이를 극복할 각오는 되어 있어야 할 것이다.


"스티브 잡스는 브람스의 사중주를 틀었어요. 그리고는 언젠가는 컴퓨터가 인간이 연주하는 것 보다 더 좋은 소리를 낼 거라고 말했어요. 심지어 감정 표현과 리듬감도 더 잘 전달할 거라고 했죠. 그가 혼자 신이 나서 점점 흥분하는 동안 저는 이런 생각과 함께 서서히 분노가 끓어올랐지요. '어떻게 음악을 그런 식으로 모욕할 수가 있지?' 하고요." - 존 바에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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