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잘나가던 오프라인 사업자가 온라인몰 구축 섣불리 도전하다 곤욕을 치르듯, 사세 확장을 위해 신기술 도입 꾀하다 오히려 위기 맞는 경우는 흔하다. 이는 에듀테크(edtech) 분야도 마찬가지.
말 그대로 기존 에듀에 테크를 더해 기업 가치 부풀리는 것이 에듀테크 회사들 공통 목표인데, 기존 사교육 사업과 기술 기업의 생리가 달라 변화의 분기점에서 치고 나가지 못하고 애를 먹는다.
사교육 업체는 강사 문화가 강하다. 강사의 일이란 기본적으로 청중들에게 영향을 주는 것이라 그런지 대표자 카리스마가 강한 경우가 많고, 기술 접목 쉽게 보고 섣불리 도전하다 큰 코 다치곤 한다.
에스티유니타스 행보는 이러한 극단적 사례. 말 그대로 로켓처럼 치솟던 회사는 상장을 목전에 두고 최악의 자충수로 자멸하여, 지금은 한 때 어깨를 나란히 하던 경쟁사 메가스터디에 인수되었다.
그렇다고 메가스터디 이투스 대성 같은 기존 온라인 사교육 강자들이 잘하고 있냐면 그렇지도 않다. 당장 먹고 사는데는 지장이 없겠으나, 에듀테크 기업으로 환골탈태는 여전히 요원해 보인다.
이른바 에듀테크 지향하는 사교육 업체들 생리는 결국 대동소이하다. 의지는 충만하고 마음은 급한데, 확실히 방향 잡고 조바심 내지 않고 가설을 검증해 나가는 기술 경영 역량이 부족하다.
사교육 회사가 에듀테크 기업으로 거듭나려면, 기술 기반 신사업을 완전히 새로 시작하는 자세로 가장 작게 시작하여 차근차근 다져나가야 하는데, 사교육 회사 내부에는 이러한 역량이 부재하고, 내부 역량이 부족하니 외부 인재를 알아보기도 어려우며, 운좋게 적합한 인재를 만나서 초빙하고 나서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뤼이드 콴다 같은 기술력 앞세운 스타트업 사정도 좋지 않다. 의미 있는 성과를 냈지만 이익 창출 기반이 취약하다. 단지 시간이 해결해줄 문제라고 여유를 부리기엔 서비스 파괴력이 아쉽다.
그렇다면 도래할 에듀테크 혁명의 열쇠는 무엇일까? 나 역시 정담은 알지 못하지만, 에듀테크 혁명의 실마리는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 현장에 있을 것이라 주장해 왔다.
인강 시대 열린 이래 사교육 콘텐츠 가격은 무료로 수렴하고 있다. 콘텐츠 없어서 공부를 못하는 시대는 지났다. 그런데 기막힌 일타 강의 완강률도 20% 미만. 결국 문제는 관리.
일타 강사의 저렴한 인터넷 강의가 있음에도 오프라인 학원은 여전히 성업중이다. 물론 위세는 예전 같지 않지만 사양 산업도 아니다. 오프라인 현장의 관리 노하우 덕분이다.
오프라인 현장에 얽힌 욕구와 경험들을 기술로 탁월하게 담아낼 기업이 새로운 에듀테크 왕좌에 오를 것이다. 물론 말처럼 쉽지 않겠지만, 불가능한 일도 아니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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