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 펀드가 피인수 회사에 보내는 사장들 보면 월급쟁이 사장은 역시 월급쟁이구나 싶다. 이들은 기업 가치 수십배 튀겨 먹을 생각은 하지 않는다. 회사야 걸래가 되건 말건 하달된 목표치 IRR 맞추면 성공으로 간주한다.
사모 펀드 목적 자체가 인수한 기업 되팔아서 수익 남기는 것이니 목표 수익률 맞추면 성공 맞기는 한데, 그래도 기왕이면 훨씬 크게 키워 많이 먹으면 좋은 것 아닌가 싶은데, 이들은 애초에 그럴 능력도 의지도 없어 보인다.
수십배 키우는데 엄청난 리스크 따른다면 사모 펀드로서는 당연히 피하는 것이 맞지만, 딱히 어려워 보이지도 않는 경우라도 이들은 시도하지 않는다. 늘 하던대로 갈기갈기 찢어발길 뿐. 군살 빼는건 좋은데 힘줄도 끊는다.
인수한 기업 가치 뻥튀기가 왜 어렵지 않냐고? 사모 펀드가 인수한 기업은 어떤 이유로든 위기 겪고 매물로 나오기 마련인데, 위기에는 반드시 기회가 따르기 때문. 자본의 힘으로 위기를 넘겼으니 기회의 과실을 누릴 차례.
썩은 부분만 도려내서 장기적 안목으로 잘 키우면 큰 수확을 거둘 수도 있을텐데, 그렇다면 한국판 손정의 등장도 꿈이 아닌데, 말했듯이 사모 펀드는 이러한 부분에는 관심도 능력도 의지도 없다. 그저 돈 놓고 돈 먹기.
내 주제에 사모 펀드 걱정하는건 아니지만 행간이 읽혀서 안타깝다. 회사 걸래 되는 과정에서 많은 보이지 않는 노력과 열정이 물거품 되는 것 같아서. 거시적으로는 이런 기회 틈타 새로운 강자가 등장하는 것이 섭리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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