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신저는 접근성에 몰빵한 도구. 그 밖의 표현, 기록, 검색 등 모든 면에서 최악. 커뮤니케이션에 메신저를 남용하거나, 문자로 모든 소통을 하려는 태도는 커뮤니케이션에 미숙하다는 반증.
이러한 메신저의 한계를 극복할거라던 스타트업 본 기억 있는데, 이들이 괄목할 성과 내지 않는 한, 문자 메시지는 긴급하거나 5분 안에 끝낼 짧은 단답형 연락에나 쓰는 것이 좋다. 손바닥 만한 메모지에 소설 쓸 필요 없듯.
UX와 커뮤니케이션의 공통 원리는 다름아닌 역지사지. 개발자와 화자가 사용자와 청자 입장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카톡 슬랙 메신저로 아무 설명 없이 URL 링크 던져대는 것은 부적절한 커뮤니케이션. 그런데 종종 스타트업 대표가 마치 자기 생각을 실시간으로 모든 멤버에게 동기화 시키려는 듯 시도 때도 없이 메시지 보낸다.
이러한 대표님 의도는 '이거 정말 좋은 정보니까 공유한다' 일텐데, 받는 입장에서는? 숙제 받은 것이나 다름 없다. 인간의 뇌는 강요된 자극은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본능적으로 거부한다. 이 쯤 했으면 센스 있으면 알아들을탠데, 여전히 뭐가 잘못인지 모를 수 있으니 부연 설명 하겠다.
링크 보낸 대표는 정보 열람에 집중할 물리적 심리적 준비가 충분히 된 상황에서 링크 문서 봤을 것이다. 예를 들어 PC 웹 브라우저 탭 여러개 띄워 놓고 적극적으로 정보 탐색 중이었거나, 아니면 화장실에서 똥 때리며 패북 피드 봤던가. 그러다 읽은 링크 문서를 메시지로 날렸겠지.
그렇다면 받는 사람은? 받는 이의 환경과 맥락도 정보 열람에 적합할 것이라는 보장 있나? 나중에 그런 여건이 갖춰졌다 해도 그 사람 입장에서 보다 가치있는 다른 정보 접하고 싶을 수도 있고, 그게 대표가 준 암묵적 숙제나 하는 것 보다 훨씬 유쾌하고 유익한 가능성 높지 않을까?
이 정도 설명해도 뭐가 잘못인지 모르면 더 이상 설명은 의미 없고, 현실만 알려주겠다. 당신이 링크 계속 보내면 받는 사람은 한 두 번은 읽겠지만 나중에는 그래서 어쩌라고 하면서 열어보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링크 주소만 보내려면 상대가 보면 좋고 안 봐도 그만인 것만 보내라. 아니면 문서 중에 인상 깊었던 부분이라도 복사해서 함께 붙일 것을 강력히 권한다.
정보 공유 제대로 하려면, 사내 위키나 백로그로 정리하거나 타운홀 미팅을 해라. 귀찮다고? 그렇다면 당장 반드시 공유할 만큼 가치있는 것은 아닌 것이다. 그래도 공유하고 싶다면? 밥 먹고 차 마시며 자연스럽게 이야기 꺼내면 된다. 막상 모인 자리에서는 멀뚱 멀뚱 말 없이 스마트폰만 보지 말고. 팀워크를 위한 일상적 소통을 하려고 비싼 임대료 내고 사무실 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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