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버는 존버로 망한다

엊그제 대학 동창 전화를 받았다. 코인판 보고 생각 나서 전화했다고. 돈 좀 벌었냐고. 코인 하지 않지만 관심있게 보고 있다 말했고, 간만에 안부 인사 주고 받고 끊었다. 그러고보니 20년 가까이 주식 전업으로 하는 선배가 생각남. 기존 주식 고수가 코인판에서 엄청 번다는 소문 돌던데, 이 분은 지금쯤 빌딩 한 채 올렸으려나? ㅋ

간만에 선배에게 전화했고, 근황 토크 이후 본론으로 들어갔다. '형님 코인 좀 하세요? 너도 코인 이야기 하려는구나.' 여기 저기서 코인 질문 어지간히 받나보다 ㅎㅎ 선배는 코인 거래 하지 않을 뿐 아니라 처다도 보지 않을 생각이란다. 의외였다. 혼자 듣고 말기엔 아까워 선배의 답변 내용을 아래와 같이 요약하여 남겨둠.


비트 코인 시가 총액이 삼성 전자를 넘었다. 이더리움도 현대차 쯤 된다. 절대 팔 수 없는 조건으로 비트 코인과 삼전 주식 중 하나를 1억원 어치 준다면 무얼 받겠니? 10중 안전 장치 달린 금고에 돌덩이 넣어둔다고 금이 되지는 않는다. 바보가 고물을 천만원 주고 사왔다고 그것이 보물이 되지도 않는다. 가치 없는 가격은 허상일 뿐.

주식 고수가 암호 화폐로 번다는 소문은 근거가 없다. 지금 코인판은 시장 경험 많다면 도저히 쳐다볼 수 없을 만큼 황당하다. 이런 장에서는 오히려 뉴비가 먹는다. 뉴비는 대강의 전망과 소식만 보고 의사 결정을 하지만, 분석이 통하지 않는 심리 게임은 내 상식과 능력 밖에 있다. 내가 다룰 수 없는 거래이니 못 먹어도 할 수 없다.


당분간은 자금 유입이 계속되는 대세 상승장이라 존버 밖에 모르는 뉴비가 돈을 벌 것이다. 하지만 자금 끊기면 한강 정모. 결국 다단계 폰지 사기와 다를 것이 없다. 코인판은 튤립 이후 최악의 버블이라고 본다. 거품 꺼지는 양상은 지난 닷컴 버블과 비슷할 것이다. 역사는 반복된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거품이 꺼지는 과정에도 몇 번의 반등은 있다. 존버족이 존버로 망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존나 버텨서 벌었던 기억 때문에 하락장 반등에도 버티다 골로 간다. 코스닥 버블 시절 다음과 새롬데이터 모두 유상 증자를 했다. 다음 반등 보고 새롬데이터 들어간 자들의 말로는 처참했다. 다음은 계속 살아남아 카카오에 편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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