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를 위한 대학 생활 조언

대학따윈 안가! 셀러리멘 밖에 더 되? - 가네시로 가즈키 <플라이 대디, 플라이> 中

바람직한 대학생활에 대한 정답은 아마 없겠죠. 사람마다 추구하는 게 다르고 그에 따라 대학 활용 방법도 달라야 하니까요. 그래도, 저의 아쉬웠던 대학생활을 돌아보며, 이제 막 캠퍼스에 들어선 신입생의 막막함을 조금이나마 해소해 드릴 수 있을까 해서 이 글을 씁니다. 4년 동안 수업 늦었다고 뛰어다니지만 말고 고개를 들고 켐퍼스의 아름다움과 일상의 여유를 매일같이 느껴보세요. 그렇게만 해도 대학생활 반은 성공입니다. 그럼 나머지 반을 채우기 위한 조언을 시작해 볼께요. 근데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정답은 없습니다. 제 조언도 경우에 따라 정답일 수도 오답일 수도 있죠. 그러니까 말 그대로 그냥 조언 또는 참고 사항이라고 생각하시면 되요^^

잠깐! 일단 시작하기 전에 고3 겨울방학에 뭐 해야 하는지부터 잠시 알려드릴께요. 논술 준비야 기본이고, 고3 겨울 방학 때 반드시 운전 면허 따세요! 시간은 많은데 할 일은 없는 지금이 바로 적기에요! 사고 낼 것 같다고 허락 안해주는 집이 가끔있어요. 그럼 이렇게 말해보세요. 평생 기사 두고 살 것 아니면 언젠가 한 번은 거치는 일 아니냐구요. 이 시기 놓치면 나중에 바쁜 시간 쪼개서 운전면허 따기도 짜증나고 따고 나서도 장농 면허가 될 가능성이 높아요. 아직 대학에 붙지 않아서 운전 배우긴 맘이 좀 그렇다구요? 혼자 끙끙 앓는다고 결과가 달라지진 않아요. 진인사 대천명! 이미 주사위는 던져진 만큼 맘편히 기다리세요~


1. 대학생활의 시작은 수강신청

중, 고등학교와 달리 대학교는 스스로 시간표를 짤 수 있어요. 같은 과목이라도 수업 시간이 다를 수 있어요. 가능하다면 주 3파나 주 4파로 짜도 좋습니다. 그런데 첫 학기에는 선배들이 미리 짜주기도 하는데 반드시 선배가 정해준 시간표를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에요. 그런데 선배가 짜 준 시간표 안 따르면, 다른 반 사람들과 수업을 듣게 될 수도 있으니 한 두 과목 정도는 선배가 짜준 시간표 따라가도 좋습니다. 

공강 시간은 되도록 줄이세요. 그저 여유 있는 점심 시간 정도로. 신입생 때는 공강 시간에 공부하면 하겠다는 생각을 하곤 하지만 공강 시간은 말 그대로 비는 시간 입니다. 절대 공부 안하죠 ㅋ 공강 시간은 그저 이동 시간 또는 부담없이 친구들과 밥 먹고 차 한잔 마시며 캠퍼스의 낭만을 즐기는 시간입니다.  

학점이 원하는 만큼 나오지 않은 과목은 재수강 할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성적 안나오면 다음 학기에 바로바로 재수강 하는 경우가 많아요. 제가 경험상 느끼는 것은 재수강은 우선 졸업 학점 먼저 다 채우고 난 뒤에 하는 것이 훨씬 좋다는 것입니다. 물론 교환 학생 노려서 당장 학점이 필요하다면 당장 재수강 해야겠죠. 근데 솔직히 바로 재수강 한다고 학점 잘 나온단 보장도 없어요. 고학번 되면 아무래도 이것 저것 주어 들은 것도 많고, 교수님도 은근히 긍휼히 여기시니 재수강 하기 더 좋죠 ㅋ 

누가 그러더군요. 수강 신청할 때 열의를 30%만 발휘해서 시간표 짜면 그 학기는 성공한다고 ㅋ 어려운 수업 무리해서 많이 듣지 마시고, 한 학기에 전공 수업도 너무 많이 듣지 마세요. 전공 많이 들었거나 복수 전공 했다고 공부 많이 한거 아니에요. 일단 학점 잘 받고 졸업 요건만 채우면 됩니다. 괜히 공부한답시고 다른 학과 전공 수업 듣고 베이스 깔고 이러지 마세요. 정 듣고 싶으시면 주의해서 조금씩 들으시거나 아니면 청강하세요.

괜히 어려운 수업 들어가서 죽 쑬 필요 없어요. 특히 언어 관련 수업에서 초보자로서 뭔가 배우려는 기대는 버리세요. 뭔가 배워보겠다고 혹시나 열정 하나로 외국어나 프로그래밍 수업 신청했다면 얼른 수강 변경하거나 수강 철회하시길. 배우고 싶다면 그냥 성적 부담 없이 청강하세요! 강의계획서 보면 일본어(1)은 일본어 입문자를 위한 강좌, 일본어(2)는 일본어 초급자를 위한 강좌라고 나오지만 실상은 일본어(1)은 일본에서 1년 살다 온, 일본어(2)는 2년 살다 온 아이들이 듣죠ㅋ 프로그래밍 언어 수업도 마찬가지. 처음엔 뭐 모르는 사람도 쉽게 배울 수 있게 강의한다느니 하지만 결국엔 배우겠다는 열정 하나로 들어온 초보자들은 못 따라가요. 나중엔 다른 과목들까지 모조리 말려서 한 학기 학점을 망치죠. 

물론 프로그래밍은 전공을 막론하고 대학교때 한번 쯤 공부해두면 좋아요! 하지만 비전공자라면 왠만하면 학교 수업은 신청하지 마시길! 이미 신청했는데 도저히 안되겠다 싶으면 지금이라도 수강 철회 하세요! 수강 철회 이력이 취업에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냐구요?. 너무 걱정 마세요. 기업 인사팀은 여러분 성적표를 꼼꼼히 뜯어볼 만큼 한가하지 않아요^^ 혹시 면접관이 물어보더라도 이유만 잘 설명하면 됩니다. 대학은 어디까지나 교육 서비스 기관. 소비자가 불필요한 상품을 거부하는건 사실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죠.


2. 학점을 챙겨라

대학에 처음 가면 왠지 지금까지와는 뭔가 다른 공부를 할 듯 합니다. 멋진 캠퍼스, 자유로운 분위기, 두꺼운 영어 원서ㅋ 그래서 가끔 대학에서 공부를 어찌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있어요. 과연 과목마다 이 두꺼운 교과서를 다 봐야 하는건지. 게다가 교수님들은 참고 도서라고 더 많은 책을 알려주지. 비싼 등록금 냈는데 이런거 다 봐야 진짜 공부하는거 아닌지..

지금의 대학은 까놓고 말해서 학점과 졸업장 파는 곳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학점 받기 위한 공부는 기본적으로 고딩 내신 공부와 비슷합니다. 물론 고딩 내신과 꼭 같지야 않겠지만 그래도 결국 강의와 암기 그리고 시험이라는 기본 틀은 비슷합니다. 학점 잘 받으시려면 수업 꼬박꼬박 나가시고 필기 열심히 하시고, 그날 필기한 건 집에 가기 전에 또는 집에 가면서 하루에 30분이라도한 번 훑어보시고, 레포트 꼬박꼬박 내시고 조모임 참여 잘 하시고, 시험 2주 전부터 벼락치기 하시면 됩니다. 

좋은 학점을 받기 위해 수업에서 활용하는 모든 교과서를 독파해야 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물론 개인적으로 관심으로 따로 공부할 수는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학점을 챙기는 데에 있어서는 개인적인 공부나 연구 보다는 수업 참여와 복습 그리고 시험 대비가 더 중요합니다. 비싼 교과서를 모두 직접 구매할 필요 또한 없습니다. 선배에게 빌려보거나 중고 책을 사셔도 좋습니다.

학점에 너무 연연할 필요는 없겠지만 그래도 학점은 잘 챙겨두는 게 좋습니다. 토익 성적은 고칠 수 있어도 졸업하고 나면 학점은 고칠 수 없으니까요. 대학 졸업했다면 학점은 뭘 하던 꼬리표처럼 따라다닙니다. 부전공이나 복수전공도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하지 마세요. 복수 전공 별로 알아주지 않아요. 전공과 상관 없이 흥미있는 수업을 들어보는건 좋지만 무리하게 복수 전공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차라리 학점을 더 챙기세요.

학점 빵꾸 내는 것 바보같은 짓입니다. 간혹 신입생 때 논답시고 수업 안들어가고 이러는데 나중에 후회 많이 합니다. 어찌됬던 졸업장은 따야 되잖아요. 최소한 B 학점은 이상은 유지해야 나중에 취직에도 무리가 없어요.


3. 도서관과 동아리를 적극 활용하라

보통 대학 신입생은 뭘 해야 할지 잘 모릅니다. 우리는 스스로 길 찾는 연습을 별로 해 본 일이 없으니까요. 전국 구백만의 아이들이 그저 똑같은 트랙을 전력질주. 이러다 보니 우리네 대학 생활에는 유난히 시행착오가 많고 돌이켜보면 항상 아쉬움이 남습니다. 사실은 자기 길을 찾고 그 길을 가기 위해 대학에 오는 게 순서인데, 한국 교육 현실에서는 일단 무조건 대학부터 가고 길은 그 다음에 찾던지 말던지 식이죠.

이렇다 보니 공부를 한다고는 하는데 남는 게 없습니다. 내가 뭘 하는지 뭘 하고 싶은지 조차도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저 이것 저것 깨작데기만 하니까요. 이렇다 보니.. 그저 남들이 하는 것에 우루루 몰려가기 쉽죠. 하지만 남들이 우루루 몰려가는 곳에 따라갔다가는 대부분 아무것도 건지지 못하고 돌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우선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보세요. 너무 욕심 내지는 마시고 한 번에 한 권 씩. 대학의 3대 인프라를 꼽자면 도서관, 사람, 수업을 꼽을 수 있습니다. 어떤 책을 봐야 할 지 모르겠다면 일단 고전을 보세요. 세인트 존스 대학 선정 고전 100선 참고하세요. 먼저 고전 읽는 의미를 느끼고 싶다면 김영하 작가의 산문 '읽다' 먼저 읽어보세요.

관심 분야에 맞는 동아리도 하나쯤 들어보세요. 관심 분야에 대한 지식과 정보는 물론이고 '사람'을 얻을 수 있죠. 자고로 인맥이란 별다른 목적이나 이해 관계 없이 자주 만나는 관계에서 형성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점에서 볼 때, 대학만큼 인맥 쌓기 좋은 곳도 없습니다. 대학 졸업하면 남는건 동문 관계 밖에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솔직히 수업 내용 졸업해서 기억이나 날까요? (그렇다고 수업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닙니다.)

학점 받기 위한 공부와 진짜 공부를 어느 정도 구분해서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학점 챙기면서 진짜 공부는 각자 알아서 해야 합니다. 진짜 공부를 위해 도서관에 자주 들러서 책 많이 빌려보세요. 학교 도서관 뿐만 아니라 인류의 지식 정보 도서관인 인터넷도 슬게롭게 활용하세요. 요즘은 마음만 먹으면 해외 명문대 강의 자료도 무료로 마음껏 볼 수 있습니다.


4. 컴퓨터는 기본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우는 것을 추천합니다. 영어, 일어, 중국어 뿐 아니라 프로그래밍 언어 또한 언어입니다. C, Java 보다는 좀 더 쉬운 Python, Ruby 같은 언어로 시작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디자인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포토샵 같은 도구를 배워보셔도 좋습니다. 

엑셀도 활용 가치가 높은 도구입니다. 엑셀 스프래드 시트는 단순한 사무나 문서 편집 작업은 물론이고 재무, 회계, 세무, 통계, 공학 등 각종 기능을 가지고 있죠. 굳이 학원 다닐 필요도 없습니다. 책 하나 사면 정말 잘 나와 있습니다. 책 값마저 아끼시려면 도서관에서 빌려보세요. 아니면 인터넷 벼룩시장이나 중고까페 같은 곳을 활용해보세요. 컴퓨터 책은 자주 업데이트 되기 때문에 어차피 소장가치가 별로 없어요.


5. 영어로 공부하지 말고 영어를 공부하라

컴퓨터와 마찬가지로 영어도 기본입니다. 하지만 1학년 때부터 굳이 토익, 토플 시험에 얽메지 마시고 그저 즐겁고 여유롭게 미국 문화를 즐기세요. 인터넷 신문 기사, 영화, 음악 이런 것들 좋은 것들 많잖아요.

전공서적 등의 ‘책’을 영어로 보는 것은 비추합니다. 두꺼운 책 보다는 한두쪽짜리 인터넷 기사를 추천해요. 저도 처음엔 전공서적 원서로 보기도 해 봤는데 그닥 좋지만은 않아요. 제가 후배들한테 가끔 이런 말을 합니다. ‘영어를 공부하는 것은 좋지만 영어로 공부하는 것은 좋지 않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이상 한국어에 비해 정보 습득 속도가 2~10배 정도 늦습니다. 그러니까 영어'를' 공부하는건 좋지만 영어’로’ 공부하는 건 비효율적이죠. 난 오직 영어로 인생의 승부를 보겠다면 또 몰라도.

처음부터 토익, 토플 수험서로 영어공부 하는건 추천하지 않습니다. 수험서는 영어 실력을 올려주는 책이라기 보다는, 기존에 보유한 영어 실력을 시험점수화 해 주는 책이라고 생각해요. 영어 학원을 다니더라도 처음부터 토익 토플로 시작하지 보다는 영어회화 같은 좀 더 실용적인 걸로 시작해 보세요. 학생 때 시간 있을 때 영어학원 하나쯤 다녀 두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학생 때는 학원비가 비싸서 망설여지지만 사회인 되면 학원 다닐 시간도 없어요. 시간은 돈이란 말이 실감이 나게 되죠.

글구 정말 내가 꼭 필요한 시험의 수험서 아님 시간 낭비에요. 뭐 취업엔 토익, 유학엔 토플과 쥐알이 뭐 이렇게 꼭 필요한 수험서만 보세요. 수험서는 점수가 필요한 1년 전쯤 부터 보면 적당할 듯. 그 전엔 보다 재밌고 본질적인 영어 공부를 하시구요~


6. 배워두고 싶은 취미가 있다면 주저하지 마라.

앞서 대학의 3대 인프라는 ‘도서관, 사람, 수업’ 이라고 했습니다. 여기서 수업은 학교 수업뿐 아니라 학원 수업도 포함됩니다. 그리고 학원은 꼭 영어 컴퓨터 이런 거 아니더라도 취미 생활도 포함이 됩니다. 음악, 춤, 미술, 무술 같은 거요.

평소에 정말 배우고 싶었던 게 있다면 주저 말고 배우세요. 대학생활이 거의 마지막 기회라고 해도 좋을 것입니다. 대학교 때 배워놔야 졸업해서 그걸 즐길 수가 있습니다. 주머니사정 어려운 거 알지만 학원비 아까워하지 말고 다니세요. 결국 시간이 돈입니다. 시간 있을 때 배워두는 게 남는 겁니다. 동아리를 들어도 좋구요. 전 대학교 때 댄스 스쿨 안다닌 게 너무 후회되요. 물론 저 학교다닐 땐 지금처럼 댄스 스쿨이 활성화 되지도 않았지만요. 이제와서 배우려니 여간 힘든게 아니네요.

사회인 되서 뭐 배우려면 정말 피곤합니다. 앞에서 사회 나가면 영어 학원 갈 시간이 없다고 했습니다. 정말 시간이 돈입니다. 물론 회사원들도 영어학원 다닙니다. 하지만 새벽에 선잠 설쳐가며 다니거나 격무에 시달리고 저녁에 겨우 갑니다. 회식이라도 잡히면 결석하기 일수. 저는 대학이란 결국 비싼 등록금 내고 (시간 많은) 대학생 신분과 졸업장을 사는 것이라고 봅니다. 근데 내 시간에 내 공부 하는 학생 신분을 유지하는데 왜 이렇게 비싼 돈을 내야만 하는건지 의심도 들어요. 어쩌면 우리는 부조리한 교육 현실 속에서 졸업장의 노예가 되어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전 탈학교론에 관심이 많아요.

취미 생활과 더불어 명사들의 특강도 챙겨 들으세요. 요즘엔 대학에서 학생들한테 이메일 계정을 주더군요. 그리고 그 이메일로 특강 정보 보내주고 그러던데. 글구 보통 큰 특강은 학교에 안내 벽보나 플래카드 붙여서 알리죠. 이런거 잘 봐뒀다가 관심있는 특강은 꼭 참석하세요. 어쩌면 학과 수업보다 이런 특강이 내 인생에 더 큰 영향을 줄 지도 모릅니다.

만약 창업을 꿈꾼다면 학생 때 도전해 보라고 추천합니다. 아마 대부분의 학생이 이렇게 말하겠죠. 창업할 돈이 없다. 나중에 더 경험을 쌓고 하겠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학생은 돈도 경험도 없습니다. 하지만 직장생활 오래 한다고 생각처럼 창업 자금이 모이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경험 쌓이고 처자식 생기면 오히려 더 창업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습니다. 시간은 돈입니다. 그런데 학생은 바로 이 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만으로도 창업에 있어 그 누구보다 유리한 조건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정말 뜻이 있다면 한번 해 보세요. 그치만 물론 아주 잘 알아보고 그리고 아주 열심히 하셔야 해요!


7. 대학생활의 절대 과제는 자아발견

내가 누구인가. 내가 사는 이유는 무엇인가. 내 장단점은 무엇인가. 내가 좋아하는 분야는 무엇이며 내 비전은 무엇인가.. 이러한 문제들이야 말로 대학 생활에 있어 끊임없이 고민하고  반드시 답을 얻어야 할 문제입니다. 이러한 자아발견이야 말로 교육의 근본 목적이죠. 사실 청소년기에 이미 시작했어야 할 과제가 바로 자아발견인데 사실 우리 나라에선 이러한 기회가 너무나 제한되어 있죠.. 한국의 10 대는 청소년기라기보다 차라리 암흑기니까요.. 미국 애들은 초딩들도 잔듸 깎아서 용돈 벌죠. 근데 우리나라에선 거의 불가능. 우리나라는 스무살 될 때 까지 시험공부 말고 딴거 하면 욕먹는 시스템이니까요.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그저 시험보는 기계 육아주머니 속의 캥커루죠. 결국 대딩이 되도 덩치만 스무살이지 세상 경험은 없죠. 이런 점에선 뭐 전 대딩들이 부모 지원 받는거 그리 틀린건 아니라고 봅니다. 한국의 교육 시스템이 그렇게 키우고 있으니까요.

사실 내가 누구고 내가 생각하는 세상은 이러하니 어떤 학문을 해야겠다.. 뭐 이런 식으로 생각해 보고 대학에 가야 하는데, 우린 대학가서 생각하죠.. 대학 가기 전엔 일단 무조건 시험공부.. 앞뒤가 바뀌고 주객이 전도된 안타까운 현실.. 이렇다보니 대학 생활 바쁘게 또 보내다 보면.. 결국 사회에 나갈 때 까지도 자아 발견을 하지 못하고  그저 떠밀려 가는데로 살게 되는 경우가 너무나도 많습니다. 수능 점수로 대강 학교와 과가 정해지 듯이  또 그렇게 대강 다니는 회사와 industry 가 정해지고,  내가 하는 일이 나랑 맞는지 뭔지도 모르고 또 그냥 다니죠..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은 뭔지 모른채...

자아발견도 결국엔 스스로 찾아서 하는 겁니다. 대학은 그런걸 하기 위한 시설과 시간을 아주 비싼 돈을 받고 제공하는 정도? 교수님들도, 해당 분과의 명망있는 학자임에는 분명하지만, 대부분 내 자아발견에 기대만큼 큰 도움이 되지는 못해요. 생각해보세요. 교수님들 대부분이 평생 학교 밖을 벗어나보지 않은 분들이에요. 게다가 우리와 달리 집안의 서포트가 빵빵한 분들이 많죠. 한마디로 우리내 학부생들과는 아예 좀 다른 세상을 사는 분들인 거죠. 멘토 역할을 해 줄 만한 좋은 선배를 만나는 것도 참 좋아요. 근데 그게 정말 어렵죠. 우선 내가 선배의 조언을 들을 만큼 귀가 열려야 해요. 경청하는 자세가 되어야 하죠. 대학생 때는 자기 고집이 생기는 시기라서 일단 이것 부터가 쉽지 않죠. 게다가 나와 가치관이 어느 정도 비슷하면서, 나에게 깊은 조언을 내가 알아들을 수 있도록 쉬우면서도 자세하게 해 줄 수 있는 지혜로우면서도 배려심 있는 선배를 만나기란 더더욱 힘들죠. 만약 이런 사람을 만난다면 어색해 하지 말고 먼저 연락해서 밥 사 달라고 하세요. 밥보다 귀한 금언들을 들을 수 있을 겁니다. 근데 아무리 좋은 조언도 결국 내가 아는 만큼 들리기 마련이니 일단 내가 여러모로 많은 공부와 탐색을 해야만 선배 만나서 배 뿐 아니라 머리도 체워올 수 있어요.

항상 기억하십시오. 자아발견은 여러분의 절대 과제입니다. 나를 알고 세상을 알아야 가치관이 정립됩니다. 자아발견엔 경험이 중요하죠. 근데 세상 모든걸 다 직접 부딫혀 볼 수 없으니 간접 경험이 중요하죠. 하루 30분 정도는 꼭 신문(조중동 말고 진짜 신문)을 보세요. 장담하는데 이렇게 1년만 해도 박식하다는 소리 듣습니다. 처음엔 일단 기사 제목만 훑어보세요. 그러다 보면 나중엔 자연스럽게 관심 가는 기사에 눈길이 갈거에요. 앞서 말했듯 도서관도 적극 활용하시구요! 영화도 많이 보세요. 애인 없다고 좋은 영화 놓치지 마시고 혼자서라도 보세요~ 혼자 앤드 크래딧 끝까지 보고 나오는 재미도 나름 쏠쏠합니다ㅋ

4학년 되기 전이라도 학교 취업 정보 웹사이트나 취업 포탈 가끔씩 들어가보세요.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들어가볼 것을 권합니다. 나를 아는 만큼 세상도 알아야 합니다. 세상엔 어떤 일자리가 있고 그것들은 내게 무엇을 줄 수 있고 또 무엇울 요구하는지 알아보세요. 제 블로그에도 취업과 진로 그리고 자아발견 관련 조언이 있으니 보세요. 또한 전공 막론하고 심리학개론 수업은 꼭 들어보시기를 권합니다.


8. 고시는 젊음을 올인하는 위험한 도박.

보통 고시 하면 사시, 행시, 외시에 회계사 정도만 생각을 하지만  7, 9급 공무원, 법무사 등도 고시라 할 만큼 힘듭니다. 또한 AICPA, CFA 등 외국 시험까지 모두 고시라 하겠습니다. 고시가 각광을 받는 이유는 역시 '안정성' 때문이죠. 하지만 고시같은 시험은... 똑똑한 사람 보다는  "고시 체질" 인 사람이 합격하게 되어 있습니다. 순간적인 재치나 창의적인 생각이 팍팍 떠오르는 타입 보다는 우직하고 의지가 강한 엉덩이 무거운 사람이요. 혹시.. 나는 창의적이기도 하고 엉덩이도 무겁다고요? 만약 그렇다면 님께선 아직 정신 연령이 어린겁니다^^; 제가 이렇게 생각하고 살다가 피봐서 아주 잘알죠... ㅡㅡ; 이런 사람은 100 에 하나 있을까말까. 그리고 나머지 99 명은 둘 중 하나거나 아님 어느 쪽도 아니구요.

그러니.. 주변에서 권한다고.. 안정성이 좋다고 해서.. 무턱데고 고시 준비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내가 정말 변호사, 검사, 회계사가 천직이라 여겨서 실패의 위험도 받아들일 자신이 있다면 몰라도, 그냥 공부한다.. 뭐 이런 맘으로 하면 정말 후회합니다.. 합격 전까지 3~10 년을  매일 스트레스 받으며 살아야 하고.. (고시 준비 기간은 최소 3년.. 따라서 고시 하면 대학 생활은 고시에 올인..) 게다가 열에 아홉은 불합격.. 주변에는 고시 붙었다는 사람들 밖에 안 보인다구요? 그건 불합격한 사람은 말 안하구 조용히 살아서 그런겁니다.. 명문대생이라고 다를 것 하나 없습니다.. 서울, 연고대생 합격자가 많은 이유는 고시 준비생이 타대생보다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불합격자 또한 타대생에 비하여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고시는 내 젊음을 걸고 하는 위험한 도박입니다. 따라서 먼저 정말 이길 자신이 있는지 스스로를 냉정히 돌아보시고, 또한 내 인생 최대의 밑천인 젊음을 모두 날려먹더라도 후회가 없는지 먼저 신중히 고민해 본 뒤에 결정해도 늦지 않습니다.

학벌이 좀 떨어진다면 차라리 준비하기에 큰 부담 없는 자격증 한 두개 따서 카바하는 것도 좋아요. 명문대를 다닌다면 자격증보다는 학점, 영어, 컴퓨터 등 기본에 집중하세요. 자격증은 무턱데고 많이 따지 마시고 내 진로에 꼭 필요한, 그러니까 입사 시에 가산점이 적용되는 자격증 한 두 개 정도만 따세요. 인턴도 마찬가지에요. 무턱데고 많이 하지 마시고 꼭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내가 정말 관심 있는 분야 한 두 개만 하세요. 아무리 자격증이니 뭐니 해도 자격증, 인턴은 결국 옵션입니다. 취업에 있어서는 학벌, 학점, 영어가 소위 말하는 스팩의 기본이구요. 그리고 본질은 실력이죠.


9. 일주일 중 유흥은 주 1회 이하로.

일주일에 하루만 놀라구? 너무 팍팍한거 아니냐구요? 그만큼 20대의 하루하루가 소중한 금쪽같은 시간이라는 뜻입니다. 20대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앞으로 여러분의 인생을 결정짓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Time is Money 란 말이 있죠. 이 말이 사회에 나가면 정말 실감이 납니다. 따지고보면 직장 다니는 것도 결국엔 내 시간을 돈으로 바꾸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Money is Time 이라고 할 수도 있겠군요. 그러니까 '일주일에 한 번' 이란 횟수보다도 그만큼 시간 관리를 잘 해서 나를 알기 위한 좋은 지식과 경험을 쌓으시라는 뜻으로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물론 유흥도 이런 중요한 경험에 포함될 수 있니다. '노세 노세 젊어서 놀아'란 노래도 있죠ㅋ 실제로도 어느 정도 일리 있는 말이라고 봐요. 하지만 유흥에 너무 치우치면 다른 더 소중한 것들을 놓칠 수 있으니까요. 아무튼 놀지 말라는 말이 아니라 조금을 놀더라도 진짜 제대로 똑똑하게 놀라는 뜻입니다.

대학에 처음 가면 놀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힙니다. 중, 고등학교 생활이 너무 힘들었기 때문이죠. 특히 신입생은 어딜가도 환영을 받고 또 거의 공짜죠^^ 그래서 논답시구 과엠티다 동문회다 여기 저기 쫒아다니곤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지내다 보면, 아마도 얼마 가지 못해서, 시간 낭비였다.. 라고 느끼게 될 것입니다. 왜냐면.. 신입생은 놀 줄 모릅니다. 놀아본 적이 없어서죠. 그래서 내가 뭘 하고 놀아야 가장 재밌는지를 모르고 그저 여기 저기 쫒아만 다니다가.. 결국 남는게 없는거죠. 그래서 제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학년이 올라갈 수록 노는게 더 재밌더라구요. 노는 시간은 점점 더 줄어드는데도 말이죠. 짧은 시간이라도..


10. 이성 관계에 있어 연애에 집착하지 말고 친구를 사귀어라

솔직히 연애 별 거 없어요. 같이 밥 먹고, 차 마시고, 영화 보고, 술 마시고.. 학교에서 친구와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들이죠. 그래서 캠퍼스에 낭만이 있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ㅋ 대학 생활의 낭만이란게 별게 아닙니다. 그냥 대학생이라는거 그 자체만으로 낭만인거죠ㅋ 하는건 공부밖에 없는데 어디서나 인정받고ㅋ (사실 이게 결코 정상적인 상황은 아닙니다만 아무튼.) 그 옛날 한량 선비나 다름없죠.

물론 숙제다 시험이다 이런 저런 제약이 있긴해요. 하지만 그래도 그나마 한국 사람 인생에서 가장 자유로운 시기가 아닐까 싶네요. 요즘엔 취직 걱정하랴 비싼 등록금 때문에 알바하랴 그리 낭만적이지도 않으려나? 그래도... (알바 이야기가 나왔으니 잠깐 말씀드리자면, 대학생 최고의 알바는 역시 과외죠. 근데 과외 구하기 만만치 않으시면 학교 안에서 하는 근로 장학생 알바도 좋아요. 잘 찾아보세요.) 

연애를 하지 말라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성 관계에 있어 너무 연애를 염두에 두면 오히려 부자연스러워 진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이런 말은 좀 그렇지만.. 사실 연애에서 결혼까지 이어지는 커플 몇 안되요. 연애랑 결혼은 또 다르니까요. 결혼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연애가 쓸모 없는건 아니지만 암튼 현실이 그렇다는 겁니다.



덧: 남자의 경우 군대는 카츄사로 가는 것이 정말 좋다.

군대 문제에 대해서는 그냥 간단하게 생각하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그저 몸 건강히 후딱 다녀오면 그걸로 인생의 큰 고비 넘은겁니다. 일반 병사 보다는 방위산업체, 카츄사, 의무소방 이런게 좋기는 한데 그 만큼 경쟁률이 높아서 여기에만 집착하다간 괜히 시간만 끌다가 군대 못 갈 수도 있어요.

일반 병사도 공군 말고도 전경, 의경 등의 길도 있습니다. 운전병, 군악병 등의 특기병과도 있고요. 장교의 경우 ROTC는 대학 다닐때 장학금 받는건 아니고, 군대가서 장교 월급 받는 겁니다. 특히 학교 다니면서 장학금 받으려면 한학기 받을 때 마다 군 복무 6개월 늘어나요. 만약 주변에 이런거 받는 넘 있음, 형편이 정말 어려운 경우가 아니라면, 때려서라도 말리세요.. 군대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는 '까짓거 장학금 받고 어차피 장교하면서 월급 또 받는데 뭐' 이런 짧은 생각을 할 수 있는데, 군대가 적성에 맞으면 다행이지만 아니면 어쩔건데요?? 집안이 많이 어렵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그래도 정말 신중하게 생각해야 할 문제입니다.

방위 산업체도 자리가 거의 없어지는 요즘의 상황에서  카츄사는 정말 군대에 있어 최고의 기회입니다. (물론 카츄사라고 마냥 좋은건 아닙니다. 뭐 그래봐야 군대죠.) 1학년때 바로 토익봐서 카츄사 최대한 빨리 지원하시던지 토익 900 넘길자신 있으시면 넘기구 지원하셔두 좋구요. 900점 넘으면 카츄사 떨어져두 어학자원으로 차출되기도 하죠. 카츄사뿐 아니라 ROTC, 학사장교, 전경, 의경, 공군, 특기병 등 다양한 경우를 반드시 2학년 되기 전에 알아보세요. 아니 걍 지금 병무청 홈피 함 둘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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