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늦은 아이폰 15 플러스 구매 후기

어제 전시 제품 할인 조건으로 추가 약정 없이 59만원에 아이폰 15 플러스 샀다. 원래 아이폰 16 프로 데저트 티타늄 사려 했고 실물 확인도 마쳤다.

그런데 최종 구매 앞두고 또 망설였다. 원래 물건 사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쓸 때는 가격 구애받지 않고 확실하게 지르는데. 특히 애플 제품 구매 경험은 지금껏 실망을 준 적이 없었는데.

살펴보니 아이폰 16 시리즈에 대한 총평은 훌륭한 기기임에는 분명하나 이전 같은 감동은 없다는 것이다. 그러고보니 아이폰 외관 디자인은 12 시리즈 이후 특별히 바뀐 것이 없다.

그런데 이러한 정체가 찌라시 기사들 말처럼 혁신을 잃은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오히려 혁신을 완성한 것에 가깝다고 본다. 다시 말해 더 좋아질 수 없을 만큼 좋아진 것이다.

따지고 보면 맥북 디자인도 센세이셔널했던 맥북 에어 등장 이후 지금껏 큰 변화는 없지만, 나를 포함한 사람들은 프로세서만 달라져도 열광한다.

그렇지만 늘 휴대하고 곁에 두며 교체 주기가 빠른 제품 특성상 아이폰은 매번 혁신을 잃었다는 비아냥을 듣는다. (그러고보니 케스티파이 사업은 참으로 시의적절하다.)

말했듯이 나는 아이폰이 혁신을 잃었다고 보지 않지만, 아이폰 16 구매는 엄청 망설였다. 쓰던 아이폰 7 기기는 배터리 홈버튼 마이크 그리고 액정까지 성한 곳이 없는 만신창이라 새 기기가 꼭 필요했는데도 결국 구매하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몇 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카메라 인덕션. 프로 라인은 특히 흉하다. 대칭은 심미성의 기본인데, 구석에 커다랗게 툭 튀어나온 카메라섬은 대칭을 해친다.

그런데 올해는 아이폰 X 이후 오랜만에 대격변이 예상된단다. 우선 카메라가 수평으로 배열되어 외관이 바뀔 듯. 예상 렌더링 이미지 보니 나쁘지 않다. 온디바이스 AI 지원을 위해 메모리 용량도 늘어난단다. 

그래서 17 시리즈 한 번 더 기다려보기로 했다. 아이폰 12 중고 잠시 징검다리로 써야겠다 싶었는데, 때마침 아이폰 15 플러스 전시 제품 할인 안내가 떠서 바로 샀다.

육십이면 아이폰 15 플러스 중고 시세에도 못 미치는 가격. 12, 13 중고 가격과도 일이십 차이 밖에 나지 않으니, 나중에 애플 트레이드인 보상 가격으로 퉁치고 남을 듯.

아무튼 서두에 적었듯 고민과 망설임 끝에 아이폰 15 플러스를 59만원에 샀다. 당장 실감되는 변화는 화질과 음질. 넓은 화면 총천연색 인스타 릴즈 유튜브 쇼츠. 근데 너무 커서 적응이 안된다. 내 손이 농구공 한 손으로 잡을 만큼 큰 편인데도.

이번에는 지금까지 애플 제품 구매 경험과 달리 가격을 최우선 조건으로 고래했고, 이전과 달리 머리로는 잘 샀다 싶으면서도 마음 한 켠에는 기쁨과 감동 대신 의구심이 남는다.

아이폰 4s & 7 제품은 쌩폰으로 썼는데, 이번에는 케이스 씌우고 보호 필름도 붙였다. 나중에 보상 판매 고가 판정 받으려고. 내 폰을 샀다기 보다는 임대폰 받아 쓰는 느낌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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