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노노 야만 수구

이진숙 방통위원장이 자기가 극우면 최민희 국회의원은 극좌냐고 말하자, 최민희 의원이 어디 내 이름에 극좌를 들이대냐며 분노했다고 한다. 위 발언은 이진숙이 본인의 대척점에 최민희 의원이 있다고 인정한 샘인데, 이 말을 들은 최민희 의원이 좋아하기는 커녕 화를 낸다? 뭔가 이상하다. 그렇지 않은가?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인가? 바로 극우라는 표현이 문제인 것이다. 엊그제 광주 금남로 집회에서 발언한 황현필 강사 말마따나 저들은 극우도 아니다. 보수는 더더욱 아니고. 그렇다면 저들은 뭐라고 불러야 좋을까?

우선 윤석열 불법 계엄 옹호하니 수구가 맞다. 저들이 추구하는 시대상은 전두환 박정희 시대인 것이다. 저들 바람대로 윤석열 계엄 내란이 성공했다면 대한민국 역사는 오십년쯤 후퇴했을 것이고. 저들이 가장 앞세우는 가치는 반공인데, 공산주의와 체제 경쟁을 하는 냉전 체제는 이미 수십년 전에 끝이 났다. 따라서 반공에 대한 시대 착오적 집착 역시 수구적 행태로 볼 수 있다. 

진짜 보수라면 적어도 홍장원 정도는 되어야 한다. 홍장원이 훌륭하다는 뜻이 아니다. 그 또한 자기 말마따나 윤석열 정부의 부역자일 뿐이지만, '이런건 북한에서나 하는 짓이라' 판단하는 마지노선은 있었다. 그런데 윤석열 내란 수괴 따위를 옹호한다면, 이는 보수로서 최소한의 판단 기준도 없는 것이다. 이들은 극우도 아니다. 후쿠시마 쳐들어 가자고 날뛰지는 않을 망정 주변국 핵폐수 안전하다 홍보하는 극우는 어불성설. 심지어 세월호 이태원 참사 앞에서 조차 최소한의 인간성도 저버린 가짜 보수는 우파가 아닌 야만 수구 퇴행 세력이라 불러야 적절하다.

야만 수구라는 말로도 저들의 폐악이 100% 설명은 안된다고? 저들 특성을 완벽히 설명하는 용어를 찾는 데는 관심이 없다만, 저들에게 어떤 식으로든 '우' 또는 '보수'라는 호칭이 붙는 것이 매우 거슬린다! 이는 마치 신천지를 기독교라 부르는 것과 같다. 굳이 적확한 용어를 꼽자면 사이비 애국보수교 신도라고 말하면 좋을 것이다. 기존의 좌우 정치 스펙트럼으로 명확히 설명하기 어려운 저들의 신념과 행태를 사이비 종교 문법에 대입하면 대부분 설명이 된다.

그런데 야만 수구 정도로만 불러도 무리는 없어 보인다. 다시 말하지만 저들을 '우' 또는 '보수'로 부르지 말아야 한다! 극우 조차 우의 일종이니 적절치 않다. 사이비 가짜 보수를 보수라 부르지 않는 것, 저들에게 수구 괴물 같은 적절한 호칭을 부여하는 것, 나는 이것이 생각보다 매우 중요한 문제이며, 이것이 한국 정치 개혁의 시발점이라 말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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