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익명 리뷰 사이트 보면 스타트업 직원들 공통적인 불만 사항 중 하나가 '우리 회사는 체계가 없다'는 것이다. 다들 이렇게 말하니까 스타트업 경영자는 이를 대수롭잖은 성장통 쯤으로 치부한다.
그런데 스타트업 조직 구성원이 체계가 없다는 불만을 제기하는 것은 실은 꽤나 심각한 문제일 수도 있다. 왜냐면 사실 체계가 없는 것은 스타트업의 최대 아니 어쩌면 사실상 유일한 장점이기 때문.
스타트업에 체계가 없는 이유는 경영진 리더십이 대기업과 공공 기관의 관료화된 체계를 대신하기 때문. 리더십 필수 요소는 전략 방향과 우선순위 설정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같은 경영 관리 역량.
건강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스타트업 경영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다면, 구성원들 사이에서 '우리 회사는 쓸데없는 체계 따위 신경쓸 필요 없이 할 일에만 집중할 수 있어 좋다'는 반응이 나와야 정상.
그런데 스타트업 구성원들이 체계가 없다며 불평한다는 것은, 차라리 경직된 체계라도 있으면 좋겠다고 바라는 것과 같으며, 이는 스타트업의 기민함을 살리지 못할 만큼 경영이 미숙하다는 반증.
앞서 말한 탁월한 스타트업 경영에 필요한 리더십은 극히 희소한 자원. 뛰어난 개발자 구하기 어렵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 탁월한 경영 리더십을 갖추거나 구하는 것은 이보다 훨씬 어렵다.
그런데 대부분 이러한 역량이 정말 희소하다는 사실과 자신이 이러한 역량을 갖추지 못했다는 현실을 모두 인지하지 못한다. 경영 관리 역량은 보이지 않고 잡히지 않는 무형의 것이기 때문.
개발은 개발 역량이 없으면 아예 손도 못대지만 경영은 경영 역량이 없어도 어떻게든 할 수는 있다. 어디서 대충 주워듣고 뭔가 안다고 착각한다. 양서라도 제대로 읽고 착각을 하면 그나마 양반.
물론 스타트업 조직 문화에 적응하지 못한 구성원이 불만을 터트릴 수도 있지만, 체계가 없다는 불만이 반복적이고 일관되게 나타난다면, 의심해야 할 것은 구성원이 아닌 경영진의 경영 역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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