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차기 안희정

진영 논리는 크게 세 가지 진영의 대립으로 구성된다. 좌, 우 그리고 우리 서로 싸우지 말고 진영을 넘어 화합하자는 히피 aka 모두까기. 히피 진영의 특징은 진영 논리 타파를 가장 목소리 높여 외치면서도, 정작 자신 또한 진영 논리에 사로잡혀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히피들의 주장은 종종 위선적이다.

나는 좌우가 무조건 서로 화합해야 한다고 보지 않는다. 좌우는 기본적으로 대립하는게 맞다. 문제는 좌우가 정말 제대로된 좌와 우냐 하는 점. 제대로된 좌우가 서로 맞서면 사회는 건설적인 논쟁을 통하여 보다 나은 대안으로 나아갈 수 있다. 하지만 좌 우 어느 한 쪽이 정상이 아니라면 대립도 타협도 결국 소모적이다.

최순실 정국의 시대적 요구는 다름아닌 적폐 청산. 이 나라는 이승만 정권 이래 쭉 보수 공백 상태에 있었다고 본다. 보수의 기치를 높이는 자들은 항상 있었지만 그들은 단 한 번도 진정한 보수의 가치를 수호한 적이 없다. 사이비 보수가 보수 개념을 점유하고 있다보니 그의 대척점에 있는 진보 역시 충분히 진보적이지 못했다.

나는 현재 야권 후보 중 누가 대통령이 되도 좋다는 입장이자만, 굳이 한 사람을 꼽자면 안희정 지사를 가장 좋아한다. 하지만 최근 그의 발언과 어조는 솔직히 걱정스럽다. 무엇보다 명확하지 않다. 누군가 그의 발언에 의구심을 제기하면 그는 그런 뜻이 아니란다. 결국 '니들이 모자라서 나의 고귀하신 말씀을 못알아든는다' 뭐 이건가?

물론 그의 발언에서는 정치인의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인 타협에 대한 남다른 소신과 경륜이 엿보이는 측면이 분명히 있다. 소위 말하는 한국의 정서에 부합하는 싸가지 있는 그의 모습을 좋아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지금은 비상시국. 이런 상황에서 지도자의 메시지는 일단 명확해야 한다. 믈론 싸가지도 있으면 금상첨화.

나는 안희정 지사의 시대 교체 비전에 크게 공감하지만, 그가 히피의 진영 논리에 사로잡혀 있는 것은 아닌지 조금 걱정된다. 안희정이 지금 같은 발언과 어조를 계속 유지한다면, 그는 아무래도 그가 무척 싫어하는 차차기 딱지를 떼기는 어려울 것이다. 태평성대에 어울리는 신사일지는 몰라도 난세의 해결사로서는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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