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낙선과 이정희

이제는 쉬다 못해 상해버린 떡밥이지만, 어쩌다 생각나서 몇 자 적는다. 혹시 아직도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이 이정희 떼문에 낙선했다고 보는가? 나는 이건 정말 문제의 본질에서 아주 많이 벗어난 생각이라고 본다.

이정희 때문에 떨어진게 아니라 박근혜 자체가 워낙 강력한 카드였음. 일단 30% 무조건 먹고 들어가는 자타공인 선거의 여왕. 대선 때는 물론이고, 세월호가 침몰해도, 메르스가 터져도, 박근혜 지지율은 30%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음. 참고로 MB 정권 말기 지지율은 한 자리수.

이정희가 문재인 낙선에 영향을 미쳤다는 명백한 증거도 부족하거니와, 설사 있다 하더라고 이정희 효과는 극히 미미함. 처음부터 박근혜가 워낙 막강했음. 지금 돌아보아도 문재인은 졸라 선전한거임.


반에서 고3 중반 까지도 40등 하던 애가 죽도록 공부해서 성적 이빠이 올렸는데, 시험 전날 스마트폰 게임했어. 시험을 쳤는데 서울대 졸라 아깝게 떨어졌네. 그럼 이 아이 입장에서 스마트폰이 만악의 근원인가? 아니지. 고 3 중반까지도 반에서 40등이었던 것이 낙방의 보다 근본적인 원인.

당시 분위기를 생각하면 문재인 대신 안철수가 나왔다면 당선 가능성은 좀 더 높았을 지도. 이른바 부동층 사이에서 안철수 효과가 나름 막강했으니. 요즘 하는 짓을 봐선 당선 이후 좋은 대통령이 됬을지는 모르겠지만...

글구 지난 대선에서 이정희는 자기 나름대로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볼 수도 있음. 정치인 이정희의 1차 목적은 문재인 당선이 아닌 이정희 본인의 입지와 인지도를 높이는데 있기 마련인데, 이러한 측면에서 이정희의 일갈은 효과가 있었음. 정치인에게는, 악플이 무플보다 낫고 어그로도 관심의 일종. 걍용석이 괜히 여기 저기 쑤시고 다니는게 아님.

강용석이 개소리 개뻘짓으로 어그로 끄는 것에 비하면, 그래도 이정희는 맞는 말을 했음. 물론 같은 말이라도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하느냐도 중요하긴 한데, 옳은 말을 하면서도 이 눈치 저 눈치 살펴야 한다면 그건 무엇보다 그 사회가 그만큼 건강하지 못하다는 증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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