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금 운동과 온라인 결제 시스템

강남, 명동 같은 번화가에서 종종 NGO 단체가 모금 활동 하는 것을 본다. 이러한 활동의 주된 목적은 현장에서 정기 후원 서약서를 받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이러한 방식이 잘못되었다고 본다.

1회성 모금이라면 몰라도, 현장에서 봉사자 설명 몇 마디 듣고 정기 후원을 선뜻 결정하는 것은 그리 좋은 경험이 아니다. 요즘 NGO 흉내내는 이상한 단체도 많고. 현장에서는 1회성 모금과 단체 활동 홍보만 하고, 정기 후원은 홈페이지를 방문해서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그런데 홈페이지 조차 제대로 갖추지 않은 NGO가 의외로 않다. 모바일 환경에 대응하지 않거나, 플래시로 떡칠되어 보이지도 않거나, 심지어 홈페이지가 아예 없는 경우도 있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좋은 일 하는 단체들은 IT 활용에 뒤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사실 가장 민감해야 할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하지만 단지 NGO만을 탓하기도 뭐한 것이, 아시다시피 한국 온라인 결제 환경이 너무 X같다. 홈페이지 잘 갖추고 사람들에게 단체 활동 열심히 알렸다 쳐도, 사람들이 단체 홈페이지에서 후원을 하려면 공인인증서, 엑티브엑스와 씨름해야 한다. 이러다보면 나 같아도 짜증나서 후원 안 할 것 같다.

영세 상인들로부터 꼬박꼬박 배달 중개 수수료 떼어가는 배달앱 업체들이 괘씸하지만, 그렇다고 배달앱 업체만을 탓할 수 없는 이유도 결제 환경에 있다. 단순 배달 중개가 아닌 결제 중개 시에만 수수료를 받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것 쯤은 아마 배달앱 운영 업체들도 알고 있을 것이다. (단, 수수료율이 기존 신용 카드보다 높지는 않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거시적인 온라인 결제 환경이 워낙 지랄같아서 배달앱 업체 입장에서도 적절한 결제 중개 시스템을 갖추기가 어렵다. 결국 영세 상인에게 높은 수수료 떼어먹는 구조인 지금의 배달앱 비즈니스를 좋아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배달앱 업체만 비난할 수는 없다고 보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하여간 한국 결제 환경 문제 정말 심각하다. 대한민국 IT 업계의 발전과 혁신을 가로막는 족쇠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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