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는 크지만 욕구가 획일적인 국내 시장

'국내 시장도 충분히 큰데 뭐하러 잘 알지도 못하는 해외 시장을 노리느냐?' 같은 조언을 하시는 분들이 종종 있다. 사실 나 역시 이러한 조언에 상당 부분 동의한다.

세계 어디에도 서울 만한 대도시는 잘 없다. 대한민국의 쾌적한 와이파이 환경은 전 세계 어디에서도 경험하기 힘들 것이다. 그리고 해외 시장은 말 그대로 정말 멀리 떨어져있다. 고객을 바로바로 만나지 못한다는 점은 사업 개발에 있어 참으로 불리한 측면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나는, 객관적인 시장 조사에 입각한 정보가 아닌 어디까지나 내 개인적인 느낌이긴 한데,  국내 시장이 그 규모에 비해서 그 안에 존재하는 욕구는 그 만큼 다양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사는데, 그 중 상당 수가 서울에 모여 살고, 보고 듣고 느끼고 원하는 것 또한 비슷하다. 심지어 남과 다르면 불안해한다. 시장은 큰데 욕구는 획일적이다. 벤처 업계 사람들끼리 종종 주고받는 '우리 나라에서 게임 말고는 안되.'라는 말이 이러한 현상을 반증하는 것이 아닐런지.

크고 획일적인 시장을 크고 아름다운 대기업이 대부분 장악하고 있다. 대기업이 아닌 중소 벤처 기업이 주도하는 시장도 생겨나곤 하는데, 그러한 시장 조차도 아주 빠른 속도로 머니 게임 또는 치킨 게임으로 국면 전환이 이루어지곤 한다.

그런데 어찌되었던 할 수 있다면 해외 시장 보다는 국내 시장을 먼저 공략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 비록 시장에 존재하는 욕구가 다소 획일적이고 그 몇 가지 욕구를 점유하려는 경쟁은 상당히 치열하고 또한 자본 집약적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경쟁에 기꺼이 자본을 대려는 역량 있고 신롸할 만한 자본가 집단은 특히 최근들어 많이 생겨나고 있는 것 같다.

요즘 '온라인 만으로는 안된다. 오프라인과 접목해야 한다.'는 말씀을 하시는 분들도 꽤 있는데, 나는 이러한 주장이 특히 경제 규모에 비해 앵겔 계수가 높은 대한민국 상황과 잘 맞다고 생각한다. 우리 나라에서는 확실히 게임 아니면 의식주 쪽을 건드려야 하지 않나 싶다. 한 동안 불패의 시장이라 여겨졌던 대학 입시 시장 마저도 최근 들어서는 조금씩 흔들리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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