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너지란 무엇인가

나는 경영학 용어가 남용되는 상황에 거북함을 느끼곤 한다. 그럴싸한 경영학 용어를 늘어놓으면 스스로 뭔가 대단한 일을 하고 있다고 착각하게 되고, 그러다보면 정작 중요한 문제의 본질을 놓치게 되는 경우가 있다. 

경영학 용어 중에 가장 많이 남용되는 말 중에 하나가 바로 '시너지'. 그냥 같이 뭔가 하기만 하면 시너지라고들 하는 것 같다. 같이 시너지 내보자는 말은 종종 듣지만 정작 시너지 나는 경우는 드물다. 사실 굳이 모든 관계에서 시너지를 기대할 필요는 없다. 시너지가 창출되는 상황은 비정상적이고 특수한 것이다. 평범하면서도 소중한 협업 관계도 얼마든지 있다. 시너지 개념의 남용은 오히려 관계의 본질을 흐리기도 한다. 

시너지의 사전적 정의는, '두 개 이상의 것이 하나가 되어, 독립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 이상의 결과를 내는 작용'. 다른 말로 '상승 효과'라고도 한다. 보통은 용어의 사전적 정의만 살펴보아도 이해가 분명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시너지의 경우 사전적 정의만 놓고 보면 다소 모호한 측면이 있다. 둘 이상의 주체가 협력하는 관계는 수도 없이 많은데, 그렇다면 과연 어디까지가 단순한 협동이나 분업이고 어디서부터가 진정한 시너지 창출이란 말인가?

'시너지' 하면 꼭 언급되는 비유가 바로 '1 + 1 = 3'. 단순 협업, 분업, 아웃소싱이 '1 + 1 = 2'라면. '1 + 1 = 3'은 진정한 시너지 창출 단계인 것이다. (물론 현실적으로는 '1 + 1'이 2는 커녕 1 이하가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시너지' 개념을 보다 명확히 정의하자면, 서로 다른 역량을 가진 주체가 모여서, 단지 기존 가치를 증폭하거나 가속하는 수준을 초월하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생산 능력이 비슷한 빵 공장 두 개가 서로 협업한다고 하자. 그렇다면 협업을 통하여 빵 생산량을 두 배로 늘릴 수 있다. 생산량이 두 배가 된 것은 고무적인 일이나 이러한 단순 협업을 시너지라고 보기는 어렵다. 다른 예로 자동차 공장과 부품 공장들이 있다고 하자. 자동차 생산을 위해 공장들의 협업은 필수적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러한 단순 분업 또는 하청을 시너지라고 보기에도 다소 무리가 있다.

그런데 빵 공장과 담배 회사가 있다고 하자. 언뜻 보기에 둘은 서로 너무 달라서 아무런 교집합이 없어 보인다. 그런데 담배 회사의 유통망을 이용하여 빵을 판매한다면? 빵 공장 입장에서는 이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시장 확대를 경험하게 되고, 담배 회사 또한 전에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사업 영역과 규모의 확장을 경험하게 된다. (이는 성공적인 M&A 사례로 자주 언급되는 Procter & Gamble 사례를 러프하게 요약한 것이다.)

엑스파일의 멀더와 스컬리, 살인의 추억의 박두만(송강호) 형사와 서태윤(김상경) 형사, 슬램덩크의 북산 팀처럼, 시너지는 서로 다른 능력과 성향을 가진 주체가 모였을 때 발생한다. 코드가 맞는 사람끼리 모여서 서로 죽이 잘 맞고 마음이 편한 것이 시너지가 아니다. 비슷한 주체끼리 모이면 (그것이 좋은 것이건 나쁜 것이건) 기존의 가치가 증폭되거나 가속될 수는 있어도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기는 어렵다.

그런데 단지 서로 다른 역량과 성향을 가진 주체가 모인다고 시너지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각자의 역량이 서로에게 꼭 필요할 뿐 아니라, 서로 비전과 경영 방침을 공유할 수 있어야 시너지 창출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서로가 서로에게 대체 불가능에 가까울 만큼 필요한 상황에서 시너지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서로가 서로에게 'One of Them'이 아닌 'Only One'에 가까울 수록 시너지 창출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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