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로 끌려간 룸싸롱에서


밥만 먹고 가자더니 또 룸싸롱으로 2차를 갔다. 여자 안 부른다더니 여자가 들어왔다. 내 파트너가 그나마 제일 괜찮다. 긴 생머리에 조금 날카롭게 생겼다. 하얀 블라우스에 까만 미니스커트. 키는 166 정도. 손과 다리가 예뻤다. 나는 그녀에게 별 관심이 없었다. 그녀도 일부러 내 관심을 끌려고 하지 않았다. 훈련된 능숙함인지 나름의 도도함인지 아님 그냥 까칠한건지. 오히려 내가 어색함을 이기지 못하고 실없는 말을 걸었다


나: “너 몇 살이야?”

그녀: (몸을 뒤로 좀 빼고 웃으며) “몇 살 같아 보여?”

나: “음.. 24살?”

그녀: “오빠는 몇 살이야?”

나: “난 몇 살 같아 보여?”

그녀: ”음.. 스물여덣?”

나: “돗자리 깔아라”

그녀: “맞아?”

나: “어”

그녀: “정말?”

나: “어”

나: “너 이름이 뭐야?”

그녀: “경희”

나: “뭐라고?”

그녀: (귀에다) “경희”

(경희. 물론 본명은 아닐 것이다.)

경희: (건너편 여자를 가리키며) “그럼 쟤는 몇 살 같아 보여?”

나: “음.. 나 꼭 말해야 되니?”

경희: (눈을 동그랗게 뜨고 고개를 끄덕인다)

나: “음.. 한 스물아홉?”

경희: (몸을 뒤로 젖히며 웃는다) “야야, 이 오빠가 너 보고 스물아홉 같데. 자기보다 한 살 많은 것 같데”

여자: “(흘겨보며) 뭐야~”

경희: “오빠 왜 쟤한테 상처를 줘”

나: “원래 인생이 다 그런 거야.”

경희: “그래 인생이 쉬운 게 아니지”

그래. 여기서 이러고 있는 너나 이런데 억지로 끌려온 나나 참 남의 돈 먹는게 쉬운게 아니다. 알고보니 경희는 스물여섯. 건너편 여자는 좀 더 어리단다. 실 없는 대화를 좀 더 이어갈 수도 있었지만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경희는 과일을 깎고 술과 안주를 주면서 나에게 적당히 기댔다. 경희 머리카락이 내 얼굴을 스쳤다. 교태 넘치는 몸짓 하나 하나가 내 말초 신경을 자극했다. 하지만 나는 경희의 몸에 손을 대지도 술도 마시지도 않았다. 경희가 오빠는 왜 술 안마시냐며 불평했다. 그러더니 결국 나에게서 완전히 관심을 끊어버렸다. 아무리 보아도 나는 돈 나올 구석이 없는 놈이었기 때문.

난 돈을 주고 여자를 사는게 싫다. 이건 노는게 아니라 그냥 돈 지랄. 편의점에서 껌 사먹는거랑 뭐가 달라? 여자를 꼬시는게 노는거지. 노세 노세 젊어서 놀아란 말이 맞긴 맞는것 같다. 늙어서 놀면 이렇게 돈 지랄하면서 잘 논다고 착각한다. 병신들이 팁줘서 오빠오빠 하면 그게 인기 많은 건줄 안다. 아니 그리고 왜 비싼 양주를 맥주랑 섞어먹는지 모르겠다.. 양주가 울겠다.. 난 정말 한국 술 문화가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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